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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색의 마녀 스카라 “너무 무례한 사람들이야, 그런데, 아빠는 왜 아무 말도 안 하지?” “아빠는 여러 가지를 신중하게 생각하기 때문이야. 하지만, 정말 중요한 순간에는 놀랄 만큼 단호한 결정을 내리곤 하지.” “그래도 너무 속상해.” 아이가 자기 방으로 들어가자 식탁 위로 뛰어올라 그녀에게 물었다. “그래, 어떻게 할 생각이야?” “뭘?” “천하의 마녀 스카라님이 그런 모욕을 참다니 놀랄 일이군.” “고양이 주제에 아는 척 하지마. 난 섬세한 남편을 사랑하고, 호기심 많고, 정의로운 딸을 사랑해.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착한 엄마지, 전사가 아니거든.” 그녀가 히죽 웃었다. 피의 복수라 불렸던 그녀를 기억하고 있던 내게는 무척 생소한 모습이었다. “안 어울려. 안 어울려. 너무 이상해서 끔찍할 정도군.” 나는 그녀가 내던지.. 2022. 6. 9.
무라카미 하루키 하루키는 한국에서 흥행 보증수표다. 책을 냈다 하면 베스트셀러 목록에 이름을 올리니 그렇게 불릴 만하다. 하루키는 하지만 소설가 하루키와 수필가 하루키로 나뉠 수 있다. 동일인이니 같은 바구니에 넣고 다뤄도 될 듯싶지만 그렇지 않기도 한다. 하루키의 수필만 좋아하거나 소설만 좋아하는 독자도 꽤나 있다. 그 이유는 두 장르 간에 확실히 구별되는 색깔이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는 소설가 하루키를 다루려고 하지만 수필가 하루키도 꽤나 맛있는 문장을 지어낸다. 일단 다른 수필가와는 다르게 서사적이다. 작은 이야기, 에피소드들이 있고, 그 내용은 마치 스티븐 스필버그의 환상특급을 보는 듯하다. 짤막짤막한 이야기들은 교훈을 주거나 색다른 감상을 불러일으킨다. 로 잘 알려진 소설가 하루키는 꾸준하게 작품을 생산하는 성.. 2022. 4. 29.
이외수 별세 작가 이외수 선생님의 명복을 빕니다. --- 이외수의 초창기 작품은 예술 지상주의의 사상을 담고 있다. 나 가 그러하다. 주인공들은 단 하나의 완전한 예술 작품을 만들기 위해 자신을 산화한다. 이 시기의 작가도 그러한 심정으로 글을 썼을 것이다. 하지만, 중년 이후의 작가는 속세를 초월한 도인의 경지를 추구한다. 가 대표적이다. 그 이후 몇 작품에서 그는 그런 방향성을 유지한다. 말년에 이르러 작가는 현실참여에 대한 글을 써낸다. SNS 등을 통해 독자와 소통하며 사회에 긍정적 변화를 주고자 노력한다. 개인적으로는 초창기 날카로웠던 글을 제일 좋아하지만 이후의 작품도 재미있게 읽었다. 오랜만에 그가 쓴 소설을 다시 찾아봐야겠다. 2022. 4. 26.
배우자 선택에 대해 인생에 있어서 중요한 결정 중 하나는 배우자를 선택하는 것이다. 최근 독신으로 사는 사람도 많지만 결혼을 한다면 누구와 하는 지, 결정하는 것이 삶의 질을 높이고 낮추는데 결정적이다. 어떤 결혼은 서로를 위해 하지 않았어야 하는 판단이 들기도 한다. 속사정을 누가 다 알겠냐만서도 서로 열렬히 사랑하는 것처럼 보였던 커플이 상처를 주며 깨지는 것을 보면 도대체 어떻게 하면 자신의 운명의 짝을 만날 수 있겠는지 궁금하다. 운명이 존재하는지부터 고민이 필요하다. 여러 번의 선택을 거쳐 근래 그런 질문을 받을 일은 없지만, 이상형을 묻는 질문에 명확하게 대답하기는 힘들다. 이런저런 조건을 늘어놓아도 꼭 비는 것이 있는 것 같고, 그래서 복잡한 설명을 덧붙이다 보면 굉장히 까다로운 사람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에 .. 2022. 4.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