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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풀이

나는 SOLO

by 이서말 2022. 3. 17.

  '나는 SOLO'는 매주 수요일 10시30분에 SBS에서 방송하는 데이트 프로그램으로써 미혼 남녀 열두명 정도의 인원이 오박육일 정도 합숙하며 자신의 의지로 또는 랜덤하게 상대를 선택하여 데이트 하며 알아가는 내용이다. 이 프로의 재미 중 하나는 첫인상에서 느꼈던 매력과 성품이 회를 지나면서 변경되는 것을 보는 것이다. 처음에 너무 괜찮다고 생각했던 사람이 별로이기도 하고 처음에는 특별한 매력을 못 느꼈던 사람이 지나면서 진가를 보여주기도 한다.
 
  그런데, 오박육일의 짧은 기간은 한 사람의 인생, 인품을 보여주기에는 부족한 시간이다. 그런 인식을 참가자들도 갖고 있으면 좋겠는데, 첫인상에 이상형이라 단정하고 상대에게 결정을 강요하거나 직진하는 모습을 보면 개인적으로 고구마 백 개를 삼킨 듯 답답하다. 단돈 몇십만원짜리 가전을 집에 들이는데도 비교하고 몇 주를 고민하는데 한두 번의 데이트로 단정짓고, 그것만이면 괜찮은데, 상대를 몰아가는 태도는 보는 내내 불편했다. 지금 방송되고 있는 6기에서는 영자와 영수가 그러하다. 이 분들을 저격하려고 하는 것은 아니고, 분명 첫눈에 반해서 행복하게 사는 커플도 있을 테지만 지금은 상대의 속도도 기다려줄 수 있는 여유가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한다. 첫눈에 반한 상대의 미지근한 반응에 답답해 하고 슬퍼하는데 감정만으로 관계를 지속해나갈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스스로도 현실적인 조건을 고려해 상대를 판단해 봐야 한다.
 
  내가 그 프로의 참가자라면 3일째 까지 세 명의 참가자와 데이트를 나눠할 것이며 3일 저녁에 결정하고 그 때부터 결정한 상대에게 직진할 것이다. 하지만, 그때는 이미 늦었을 수 있다. 다수의 경쟁자들 앞에서 여유를 부릴만한 시간이 없을 수 있다. 처음 선택한 사람이 나와 맞을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직진하는 것이 오히려 좋은 전략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생각하는 방식으로 성공한 커플도 있으니 4기의 정식, 영숙 커플이다. 앞 부분의 데이트 선택에서 서로 만나지 못했지만 저녁 술자리나 활동에서 정식은 영숙의 장점을 발견하고 프로그램 후반부에 영숙에게 마음을 알리고 직진하여 잘된 케이스다. 내 기준에 가장 모범적인 패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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