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짓기6 여름 잔상 아파트를 나오다 마주친 잠자리는 날개는 찢어지고 꼬리는 잘려져 있었다 나뭇가지에 제 한 몸 간신히 매달아 놓았다 아이가 물었다 저래서 어떻게 살아요 내내 궁금했다 저래서 어떻게 살까 나는 어떻게 살았을까 살아서 살아지는 시간 살아도 죽어지는 시간 맴맴 너를 보고 살았다 찢어지고 잘려도 내내 너를 보고 살았다 2022. 3. 24. 이상한 나라의 폴 경계가 무너져 내린다. 현실이 희미해진다. 시간이 멈춘다. 적막한 동굴에 들어와 있는 듯 주변에 소리가 사라진다. 다른 세계로 전이되는 과정이다. 예감 같은 것이 있다. 일이 시작되기 전에 보이는 작은 징조들. 처음에는 무의미한 단서였지만 반복되는 경험을 통해 점차 뚜렷한 증거가 됐다. 두려운 마음도 있지만 흥분도 동시에 느낀다. 지금까지 버텨냈으니 앞으로도 잘 지낼 수 있다. 한 번이 두 번이 되고 그러다보면 언젠가는 능숙한 베테랑이 될 수 있다. 저쪽 세계가 가까워지면 냄새가 난다. 강한 아드레날린의 냄새다. 짐승들의 냄새. 크고 작은 야수들이 뿜어대는 욕망, 살기, 공포가 어우러져 만들어지는 것이다. 향기도 있다. 이색의 느낌 좋은 냄새다. 하지만, 그런 것이 더 치명적일 수 있다는 것을 진서는 수.. 2022. 2. 28. 이전 1 2 다음